산마을 풍경 2019. 3. 13. 23:10

홍천강 연가(戀歌)

 

 

 

 

 

이름 모를 풀꽃들이 강변을 노랗게 물들이고

강 건너 바위산엔 층층나무 꽃과

노송이 어우러져 참으로 절경입니다.

뿌연 물안개 그득한 새벽 강에

낚시 줄을 띄우고 오직 찌만 바라다봅니다.

날이 밝아오자 선잠을 깬 물고기들은

다시 잠이 들었는지 기척이 없고

가끔씩 산바람이 내려와 물안개를 밀어내자

맑은 새벽 강물 위로

5월의 아침 이슬을 머금은 순수하기 그지없는

당신의 얼굴이 둥실 떠올랐습니다.

아직 세상 무엇 하나 깨어나지 않은

이 새벽 강가에서

당신을 만나는 일이야말로

너무나 근사하고 행복한 일이지요.

오직 한 사람, 당신에게로 가는 내 사랑이

오래 흘러 갈 수 있는

강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의 연가, 저 강물 소리를

풀꽃들이 다 질 때까지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