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귀는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한방에서 중요한 약재로 널리 알려진 약용식물이다.
당귀의 대표적인 효능은 피가 부족할 때 피를 생성해 주는 보혈작용(補血作用)과 피를 원활히 순환하게 해주는 활혈작용(活血作用)이 뛰어나며, 항암효과 및 혈압강하작용이 강하다.
약리학적으로 당귀는 관상동맥의 혈류량을 촉진시키고, 적혈구 생성을 왕성하게 한다.
당귀는 뿌리를 약재로 쓰지만 어린싹, 잎, 줄기를 이용하여 다양한 먹거리로 활용하였던 이땅의 대표적인 산나물 중 하나였다.
우리 선조들께서는 입춘 무렵이 되면 움파, 산갓, 미나리싹, 무싹, 당귀싹 등의 매운 맛을 가진 다섯 가지 재료로 입춘오신반(立春五辛盤)이라는 나물을 만들어 입맛을 돋우는 풍습이 있었다.
이 다섯가지 나물은 겨울 동안 부족하였던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여 줌으로써 봄철에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
조선조 후기 실학자 유득공선생이 쓴 경도잡지에도 경기도 지방의 여섯읍에서는 진산채(進山菜)라 하여 움파, 산갓, 미나리싹, 무싹, 당귀싹 등의 오신반(五辛盤)을 궁중에 진상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당귀의 새싹
당귀는 이른 봄 산골짜기의 어름이 녹기 시작할 무렵이면 싹을 내밀기기 시작한다.
나는 식물학을 전공하지도 못했고 약초나 산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연에 기대어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평소에 좋아하던 산과 들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을 만났다.
이름모를 풀들이며 나무들.... 그곳에 살고있는 수많은 생명체들.... 그들과 이웃으로 함께 살아오셨던 님들을 만났다....
지금은 비록 늙고 기력이 쇠잔하여 급변하는 시류[時流]에 밀려나 그 모퉁이에 얹혀 살고 있지만 그니들의 어머니, 할머니.....그 할머니들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왔던 이땅의 먹거리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니들이 얘기하시는 2~30년 전..... 깊은 산골에서는 가을에 당귀를 캐어 장에 낼 것을 고르고 남은 자투리를 굴둑밑에 심고 그 주변을 움집으로 만들어 물을 주어 한 겨울에도 하얗게 돋아난 당귀싹을 죽[깅냉이와 김치, 콩나물,감자 등]과 곁들여 먹을 때 향과 상큼한 맛으로 주림을 달랬고, 무우구덩이 속에 저장한 것을 산토끼, 꿩을 잡았을때 곁들여 먹으면 좋았고 그 당귀싹을 썰어 넣은 물김치 맛과 어우러짐도 그만이었단다....
또한 증보산림경제[8권]에 菜品收藏法[채소저장법]에는 당귀저장법[當歸根收藏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특히 61쪽[편]에 當歸莖[당귀경]: 움에서 자란 노란싹은 날로 먹거나 구이로 만들기도 하고 또는 무김치에 넣기도하며 어디에 든지 다 쓸 수 있다.
여름철에 산에 자라는 당귀 줄기[莖:여기서 경은 뿌리를 말하는 듯하다.]를 가져다가 기름, 간장, 밀가루를 섞어 즙을 만들어 발라 구이를 만들어도 맛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당귀차법[當歸茶法]에는 움에 자란 노란 순을 3푼 정도로 썰어 따뜻한 꿀물에 넣어 잣을 띠워 마시면 향이 맑고 맛도 좋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홍천지방에서 집안에 큰일때나 빗어 먹었다던 당귀잎 떡.....
당귀 장아찌[고추장 절임], 당귀싹 튀김, 당귀싹 무침과 김치, 생채저림과 고기와 곁드린 쌈채, 한 여름 굵은 뿌리[莖]와 고기를 함께구운 산적....
입춘[立春]무렵 움에서 자란 노오란 새싹의 향긋한 생채 또는 물김치, 고기와 함께 구웠고 볶아 먹었던...그리고 그 싹을 우린 차.......
이만큼 다양하게 우리의 식탁에서 활용되는 식물이 있던가?...
당귀는 약재이상 산나물로도 귀한 대접을 받았던 이땅의 중요한 식물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