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근사한 말외 1편/문학의 봄.2018.겨울호

산마을 풍경 2018. 12. 20. 17:10

근사한 말

 

 

 

 

김홍래

싸늘한 바람 불어

머리 위로 고엽 흩어져 날리고

초승달빛 교교히 내려앉은 늦은 가을밤

서어나무 가로수 길 걷자면

당신과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이

더욱 생생히 찬물로그립습니다.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주겠노라고

했던 당신의 그 말을 추억하면

지금도 가슴이 울렁입니다.

 

 

그 말처럼 근사한 말을 나는

여태껏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아마 나는 지금도 당신을 가슴 깊이

사랑하고 있나 봅니다.

 

 

싱싱하게 푸르던 나뭇잎들

다시 언 땅으로 돌아가고

때론 아쉬움과 서글픔의 강물이 가슴을 적셔도

당신은 내 안에서 오래 오래

온습한 풀꽃 향기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겨울 강변길

 

 

 

 

                 홍탁/김홍래

오늘은 당신 보고 싶어

강변으로 난 둑길을 걸었습니다.

먼데 하늘 아래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수북이 눈 내린 겨울 강변길엔

간간이 바람이 불고,

묵은 나뭇잎들은 빛바랜 깃발로 펄럭이고

얼어붙은 강은 도무지 말이 없습니다.

저는 그냥 당신 생각만 하며

뚜벅뚜벅 강변길을 걸었습니다.

텃새 떼들이 추위에 떨며

이리 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아마도 새들은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당신만을 생각하며

설한(雪寒)의 강변으로 나선

나를 나무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