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최근 발표 작품

달빛 외1편/글의세계,2018,가을호

산마을 풍경 2018. 9. 21. 23:20

 

달빛

 

 

 

 

 

갈대 서걱이는 소리 그윽한

늦은 가을 밤

달빛이 세상을 가득 담았습니다.

나무, 산, 굽은 길이 달빛에 젖고

쓸쓸하고 헛헛하던 내 마음도

달빛에 젖어 촉촉해집니다.

한없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달빛도 그걸 알고 있나 봅니다.

마침 달빛이 은근히

내게 말을 걸어오네요.

달빛에게 내 진실한 마음을 전합니다.

달빛 젖은 저 길을 따라 나서면

어디에선가

그리운 그대 목소리 들을 수 있겠지요.

그리운 그대 얼굴 볼 수 있겠지요.

 

 

 

사랑에 대하여

 

누구나

자신의 사랑은

남해(南海)같아서

깨끗하고 깊고 넓으며

푸르게 영원하기를

소망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생물(生物)도 아닌 것이

생물과 같아서

가끔은 타듯 목이 마르기도 하고.

잔가지 많은 느티나무 아래서

쉬어 가기도 합니다.

또 산 너머 강물처럼

아득합니다.

더러는 툭 툭 그리움의 그루터기에

발을 채여 아파 절기도 합니다.

달이 차기도 전에 야윈 등을 보이며

떠나가는 사람과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사랑은 다 천연(天緣)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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