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미발표 신작 詩
아버지의 여름밤
산마을 풍경
2018. 6. 9. 11:35
아버지의 여름밤
어슴새벽 이슬 차고 나가
저녁달 성황당 느티나무
감아 돌 때 돌아와
감자밥에 냉국 한 그릇
허기진 배 채우고 나면
하루 내 쌓인 고단
사지 깊숙이 몰려온다
별빛이 하늘 그득 고일 때
앞마당에 멍석 펴고
쑥대 꺾어 모기 불 지피면
매캐한 풋쑥향 온 동네에 번지고
풀벌레 소리
달아나는 모기소리 베고 누우면
아득히 먼 하늘에
무성한 달빛 속으로
여름밤이 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