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8. 4. 19. 10:25

외딴집

 

안도현

 

그해 겨울

나는 외딴집으로 갔다

발목이 푹푹 빠지도록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나는 어두워지기 전에

외단집에 가서

눈 오는 밤 혼자

창을 발갛게 밝히고

소주나 마실 생각이었다

신발은 질컥거렸고

저녁이 와서

나는 어느 구멍가게에 들렀다

외딴집까지 얼마나 더 걸리겠느냐고

주인에게 물었다

그는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외딴집이 어디 있느냐고

나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