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8. 3. 15. 12:26

이맘때면 2

 

 

 

 

할머니가 심었다는 도랑가 오야나무에는

오야가 누렇게

어릿살이 올라가고

뒤 안엔 감꽃이

서리처럼 내려앉아 온 집안을

훤히 비출 터이다

한 낮이면 벌써 물놀이를 시작했을

앞 도랑 웅덩이의 송사리 새끼들

고추온상 비닐 하우스

모판 옆에 흩뿌려 논 상추와

얼갈이 배추가 한 뼘은 더 자랐을 것이고

텃밭에 마늘 산대는

누렇게 세어가고

뒷산에서 구르는

새소리는 여전히

꽤나 귀를 간지럽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