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7. 8. 15. 15:43

8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