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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논 비껴간 장맛비..농심 "하늘도 무심" 탄식(종합)

산마을 풍경 2017. 7. 3. 18:06

메마른 논 비껴간 장맛비..농심 "하늘도 무심" 탄식(종합)

박영래 기자,전원 기자,남성진 기자,주영민 기자,심영석 기자,장동열 기자,김정수 기자,최대호 기자 입력 2017.07.03. 15:18 수정 2017.07.03. 15:22 댓글 618

"도심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피해를 입기까지 했다는데. 우리 논엔 언제쯤 비를 내려 주실지. 하늘이 이처럼 무심하게 느껴지긴 올해가 처음입니다."

비교적 많은 비가 내린 경기·강원의 경우 밭농사 해갈은 일정부분 이뤄졌지만 논농사 해갈은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어 "현재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 각지에서 비가 내리고 있고 모레(5일)까지 추가 비소식이 있는 만큼 가뭄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농민들이 근심을 털어 낼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가뭄지역엔 '찔끔 장마'..4~5일 추가 비소식에 희망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전국종합=뉴스1) 박영래 기자,전원 기자,남성진 기자,주영민 기자,심영석 기자,장동열 기자,김정수 기자,최대호 기자 = "도심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피해를 입기까지 했다는데…. 우리 논엔 언제쯤 비를 내려 주실지. 하늘이 이처럼 무심하게 느껴지긴 올해가 처음입니다."

경기 안성시 양성면에서 십 수 년간 논농사를 지어온 온 농민 이모씨(63)가 하늘을 향해 내뱉은 탄식이자 하소연이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2일과 3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지만 가뭄으로 애타는 농심의 마음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일부에는 시간당 30㎜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하고 누적 강우량 20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었지만 가뭄이 심한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비가 덜 내리면서다.

충북 청주 등 8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3일 청주시 무심천 하상도로가 침수됐다. 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3일 국민안전처와 농림수산식품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내린 비는 지역별 편차가 컸다.

비교적 많은 비가 내린 경기·강원의 경우 밭농사 해갈은 일정부분 이뤄졌지만 논농사 해갈은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시·군별 강우량 편차가 컸던 점에서 정작 비가 절실했던 지역의 농민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경기도의 경우 가뭄이 극심한 남부에는 적은 양의 비가 내린 반면 비교적 가뭄이 심하지 않은 북부에는 폭우가 집중됐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가평 219.5㎜(2~3일 누적 강우량)를 기록하는 등 북부 대부분 시·군에서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30㎜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축대 붕괴, 주택 침수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하지만 가뭄이 극심했던 안성 8.3㎜, 평택 8.3㎜ 등 남부지역은 마른 땅을 적시기에 턱없이 부족한 비가 내렸다.

인접한 인천 역시 도심을 중심으로 100㎜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한 반면 식수난을 겪고 있는 서해 섬지역은 내린 비가 1~30㎜에 그쳤다.

바닥 드러낸 안성 마둔저수지.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이 같은 현상은 강원·충청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천의 경우 219.5㎜의 많은 비가 내린 반면 태백·삼척은 15㎜의 비만 내렸다.

충북에서도 괴산은 94㎜의 강우량을 보인 반면 진천, 영동 등지는 괴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27.3㎜의 비가 내려 농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충남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최악의 가뭄지역으로 꼽히는 예산, 당진 등 서북부는 평균 강우량이 24㎜에 그쳐 지역 농민들의 근심이 가시지 않았다.

전남과 전북, 경북, 경남 등 남부지방은 내린 비의 양이 전반적으로 적어 상황의 심각성을 더했다.

광주는 33.5㎜의 강우량을 기록하면서 가장 많은 비가 내렸지만 물이 부족해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한 농경지가 많은 신안과 무안, 진도 등지에는 잠시 소나기만 내려 해갈에 역부족이었다. 완도에는 아예 비가 내리지 않았다.

가뭄피해가 가장 심각한 신안은 육지와 인접한 지도읍에만 7.5㎜가 내렸을 뿐 다른 섬지역은 사실상 '찔끔 비'에 그쳤다.

가뭄지역으로 분류된 시·군이 모두 4곳인 경북에서는 영주(47㎜)를 제외한 안동(16.5㎜), 구미(2.5㎜), 청도(1.7㎜)의 해갈은 이뤄지지 않았다.

무안군 운남면 구일간척지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 박모씨(47)는 "소나기만 잠시 스쳐가면서 겨우 4㎜ 내렸다"며 "예비 못자리를 하고 모내기를 준비하고 있지만 비가 와야 심는데"라고 하소연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밭농사는 20㎜이상, 논농사는 100㎜이상의 비가 내려야 해갈 판단이 선다"며 "경기, 강원지역 밭작물은 완전히 해갈된 상태이지만 논농사의 경우 이번 비의 지역별 편차가 워낙 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전국 각지에서 비가 내리고 있고 모레(5일)까지 추가 비소식이 있는 만큼 가뭄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농민들이 근심을 털어 낼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