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7. 4. 3. 16:24
갈대
헐벗은,
메마른 나뭇가지 위에
타박타박 내려앉는 눈발
스쳐 지나는 가녀린 바람에도
파르르 떨리는 갈대
대궁은 금새 송이 눈에
묻혀버리지만
남은 잎새는 여전히
떨리고 있다
저편 양지에서 나직나직
안온한 바람이 스쳐오면
서서히 흔들림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본다.
바람이 다 흔들고 지나간 자리엔
튼실한 갈대 움이
다시 돋아날지
인내로 기다려볼 일이다
그래,
인내로 기다려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