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7. 3. 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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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예전부터 부모님이 입에서 악취가 난다고 하셨어요. 입을 막고 다니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신경이 쓰여 친구들과 얘기도 못하겠어요.

#사례 2. 며칠 전 친구에게 입냄새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어요. 구강세정제까지 써도 계속 난대요. 도와주세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냄새’라고 치면 위와 같은 글들이 수백건 넘게 올라온다. 입냄새란 숨을 쉬거나 말할 때 나는 불쾌한 냄새로 ‘구취’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구취로 고민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무척 흔한 증상이지만 당사자로서는 여간 큰일이 아니다. 대인관계에 지장을 가져오고 자신감마저 떨어뜨리가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5851명이 구취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세균·구강질환이 원인=입냄새는 주로 구강 안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세균은 음식물을 분해하면서 역한 냄새가 나는 황화합물을 만들어내는데, 건조한 환경일수록 빠르게 증식한다. 자고 일어났을 때 구취가 심한 것도 수면을 취하는 동안에는 침이 나오지 않아 입안이 말랐기 때문이다. 보통 물을 마시거나 양치질을 하면 입냄새는 금세 사라진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난다면 다른 이유일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은 구강질환이다. 구취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85%는 입 안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잇몸질환(치주염) 또는 충치를 앓고 있거나 교정장치·틀니 같은 치과 보철물에 쌓인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해 냄새를 유발하는 것이다. 나머지 15%는 몸 상태나 식습관과 연관이 깊다. 신장이 좋지 않을 땐 숨을 쉴 때마다 생선 비린내와 비슷한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간경화증 환자에게는 썩은 달걀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얼마 전 유행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도 구취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안 먹고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이 분해되면서 ‘케톤’이라는 화학물질이 생성된다. 호흡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케톤은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올바른 칫솔질로 예방·치료 가능=3분 동안 입을 다물었다가 ‘후’ 하고 불면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있다. 구취증은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치료가 된다. 구석구석 꼼꼼히 닦아주고, 음식 찌꺼기와 죽은 세포가 쌓여서 생긴 혀 표면의 설태 제거도 잊지 말아야 한다. 치아 사이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는 치실을 이용해 제거한다. 단, 잇몸질환이나 충치, 오래된 보철물 탓에 나는 입냄새는 전문적인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아침식사를 하면 설태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침 분비가 촉진된다. 입안을 건조하게 하는 술·담배는 삼가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더불어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과일을 자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구강전문가들은 “최근 구강세정제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러한 제품은 일시적으로 냄새를 가려줄 뿐 궁극적인 치료법은 아니다”라면서 “더욱이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세정제는 입안을 더 건조하게 만드는 부작용까지 있는 만큼 입냄새가 고민이라면 전문가를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