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7. 2. 11. 23:54

落 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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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기 詩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