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마을 詩情 산책/한국대표시인이 추천한 애송시100편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함형수
산마을 풍경
2017. 2. 10. 17:36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함형수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