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7. 1. 31. 16:07

피 맑게 하고 생리불순에 효과

활혈작용…임산부는 복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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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소화는 처녀화·금등화·양반화 등으로도 불리며, 꽃말은 그리움·자존심·명예 등이다. 달리 부르는 꽃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담벼락에 늘어진 주홍빛의 능소화를 보고선 그 집이 양반댁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했던 시절도 있었다.

 능소화 꽃에는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 ‘소화’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소녀가 후궁이 되어 궁궐에 들어갔으나 다른 후궁들의 시기와 질투 때문에 임금과의 사랑은 하룻밤으로 끝나고 말았다. 임금을 향한 연정을 품은 채 죽은 소화를 불쌍히 여겨 시신을 임금님 처소를 향한 담 밑에 묻었다. 그러자 그곳에서 싹이 나와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 고결하고 다소곳하면서도 발그스레한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던 소화의 생전 모습 그대로 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7월 초부터 10월이 될 때까지 하염없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꽃을 보면 가슴이 저리고 먹먹해져 그 누구라도 시구 한줄을 읊게 하고야 만다.

 “바람 부는 날엔 능소화 꽃 옆에 가지 마라. 소화의 원혼인 능소화 꽃가루가 독성으로 변해 눈을 멀게 한다”는 속설도 있다. 이로 인해 겁을 내기도 하지만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능소화는 충매화이기 때문이다. 바람에 날려 번식하는 것을 풍매화, 벌이나 나비처럼 곤충에 의해 번식하는 것을 충매화라고 한다. 능소화는 꽃가루가 바람에 자연적으로 날리기보다는 곤충이 와서 인위적으로 묻혀가기 때문에 꽃가루가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꽃이라도 그렇듯이, 능소화 역시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충혈이 될 수 있다. 또 예기치 않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능소화는 꽃을 약으로 쓴다. 피를 맑게 하거나 생리불순, 불임에는 흰 접시꽃 뿌리와 함께 쓴다. 어혈과 이뇨, 산후병, 대하, 폐경에는 홍화와 당귀·작약·생강나무를 함께 쓰면 효과적이다. 다만 능소화의 활혈(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하는 것)작용 때문에 임산부와 생리 중일 때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