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 풍경 2017. 1. 30. 15:02

불면증·식욕부진·면역기능 다스려

 

열매는 술 담그거나 가루내 약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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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푸레나뭇과의 사철 푸른 나무인 광나무는 여정목(女貞木)이라고도 불린다. 잎이 두꺼우며 긴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늦가을을 지나 겨울이 될수록 더욱 진한 초록색을 띤다. 여름이 되면 가지 끝에 작은 흰색 꽃이 피는데 매우 향기롭다. 꽃이 떨어지면 잎처럼 타원형으로 열매가 맺히는데, 초록색이었다가 11월 중순쯤에는 검은빛을 띤 가지색이 된다. 쥐똥 비슷한 이 열매를 여정실(女貞實) 또는 여정자(女貞子)라고 부른다.

 광나무와 쥐똥나무는 꽃과 열매가 비슷해 헷갈리기 십상이다. 그러나 광나무는 늘 푸른 나무로 겨울에도 잎이 그대로인 반면 쥐똥나무는 잎이 지는 차이점이 있다. 더욱이 광나무 잎은 직접 손으로 닦은 듯 매끄러운 광택을 낸다. 민간에서는 이 잎을 삶아서 종기에 바르기도 한다.

 광나무는 함성(鹹性) 즉, 소금 성분을 함유한 나무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여느 나무보다 훨씬 오래 살고, 또 죽은 뒤에도 수백년 혹은 수천년 동안 썩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정기가 부족해 잔병을 달고 살거나 만성질병으로 기운이 없을 때 먹으면 백혈구의 생존기간을 연장시켜 면역기능을 높인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또 불면증·식욕부진·신경통·관절염·근육통을 다스리는 데 겨우살이와 같이 쓰기도 한다.

 열매에는 남성의 정력을 높이는 만니톤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잎과 줄기에는 여성의 성감을 높이는 시링긴 성분이 들어 있다. 남쪽 지방의 길고양이들이 교배시기가 가까워지면 광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약용으로 쓰이는 열매는 주로 술에 담가 먹거나 가루를 내어 먹는다. 이때 햇볕에 말리면 효과가 약해지므로 꼭 그늘에서 말린다. 술에 담글 때는 동지 무렵 채취해 쌀로 빚은 술을 뿜어가며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리는 방법으로 법제해 증류주에 담근다. 술을 먹지 못할 때에는 가루로 만들어 연한 소금물로 먹는다. 이렇게 법제한 열매는 약간 쓰면서도 향기로운 단맛이 난다. 이를 오래 먹으면 신장이 튼튼해지고 양기가 좋아지며 뼈와 근육이 강해진다.

 또 말린 잎과 줄기, 법제한 열매, 삽주 뿌리를 가루로 내어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몸이 쇠약해져 생긴 변비에 효과가 있다. 이명과 현기증,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근골이 쑤시고 결리며 허리와 무릎이 힘이 없고 시큰거리는 증상에도 좋다. 특히 갱년기 여성이 먹으면 몸에서 향기가 나고 피부가 고와지며 대하, 냉증, 탈모를 개선해 한결 젊어짐을 느낄 수 있다.